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신라 국왕의 금관을 채색하는 비취의 곡옥(曲玉)과도 닮은 아름다운 반도 있다 솟구친 태백산맥은 이름난 명산(名山)을 거느리며 서해는 중국과 이어지고 동해는 세계로 펼쳐진다 남해는 문화의 욱광(旭光)을 일본으로 전한 간선(幹線)이다 ‘삼려(三麗)·삼보(三寶)’의 제주도는 세계에 자랑하는 경승지(景勝地)로다 1990년 9월 21일 대은인의 나라로 첫 예방(禮訪) 만감을 담은 감사와 존경으로 나는 비행기 창에서 귀국의 대지에 합장해 드렸다 한강의 도도한 흐름은 하구(河口)에서 거슬러 올라가 상류 120킬로미터의 양수리에서 남북으로 갈라진다 북의 원류(源流)는 강원도 금강산이라고 춘천 가까이에서 소양강과 합류하여 기세를 늘린다 남의 수원지(水源池)는 태백산맥의 오대산 평창강과 합쳐 충주를 거쳐 북서로 흐른다 남북의 한강은 합류하여 당당한 대하(大河)가 되고 수도 서울의 중심부를 뚫고 임진강과도 합류하여 강화도 부근에서 창해로 쏟아진다 전(全) 길이 514킬로미터 왕자(王者)의 풍격(風格)을 지닌 대하이다 낙동강은 강원도에서 발원하여 경상북도·경상남도에 크나큰 혜택을 가져다준다 금강은 전라북도를 수원(水源)으로 충청남도를 흘러 서해를 향한다 이 삼대하(三大河)가 윤택하게 해 주는 비옥한 대지에 문화의 보광(寶光)은 빛나고 기름진 산하를 계절마다의 꽃이 화려하게 수놓는다 아아 아름답고 청정한 장엄한 아침의 나라여! 여기에 불굴(不屈)의 민족의 혼(魂) 있다! 휘날리는 태극기에 불멸의 희망의 빛 있다! 이 청정한 천지에 민중 찬가의 역사를 만들어 당당하게 사명(使命)의 춤을 추어 가는 지용(地涌)의 용자(勇者)들이여! 이른 봄에 개나리 필 때 눈보라에도 가슴을 펴고 정법정의(正法正義)의 깃발을 계속 휘날리는 존귀한 여러분의 상쾌한 얼굴을 생각한다 한여름에 무궁화 필 때 인내 강하게 묵묵히 사회공헌의 땀을 흘려가시는 광포 개척자의 모습을 나의 가슴 깊숙이 그린다 코스모스 피는 길에 서면 고려청자와 같은 맑게 개인 마음으로 벗의 행복을 위해 달려가는 보살(菩薩)의 거룩한 자애(慈愛)에 나는 나무(南無)한다 그리고 동백꽃의 심홍색(深紅色)을 보면 엄한(嚴寒)의 시련에 주춤거리지 않고 용감하게 싸우는 벗의 승리를 깊고 강하게 기원한다 인생에는 사계(四季)가 있으며 민족의 역사에도 춘추(春秋)가 있다 또한 조국의 평화와 번영을 바라며 대철리(大哲理)에 살아가는 세월에도 천둥이 울려 퍼지는 날도 있었고 폭풍이 휘몰아치는 밤도 있었다 일본의 광기 어린 파시즘은 무도(無道)한 침략을 거듭하여 귀국의 독립을 빼앗았다 지극히 잔학(殘虐)한 국가주의는 ‘3·1운동’을 탄압하고 민중의 행복을 파괴하고 둘도 없이 소중한 인명을 잇달아 유린했다 귀축(鬼畜) 같은 만행(蠻行)이었다 인륜(人倫)을 짓밟는 오욕(汚辱)이었다 문화의 대은을 보답하기는커녕 스승의 나라를 존경하기는커녕 악역(惡逆)의 원수로 갚다니! 저 암흑의 시대 창가의 두 선사(先師)도 귀국의 수많은 의사(義士)와 같이 감옥에 갇힌 몸이 되었다 일본의 국가악과 투쟁했기에! 뼈에 사무치는 추위와 굶주림 폭력과 공갈 그래도 권력의 철쇄(鐵鎖)로 구속해도 사자(獅子)의 신념은 엄연했다 정의(正義)의 사자후(獅子吼)는 늠름했다 1945년 8월15일 새로운 시대는 마침내 찾아왔다 긍지 드높은 광복(光復)의 천지에 소생(蘇生)의 노랫소리는 메아리쳤다! 사람들은 환호하고 피눈물나는 역사의 문(門)에서 나와 씩씩하게 환희의 행진을 계속했다! 얼어붙은 대지에도 양광(陽光) 황폐한 전원(田園)에도 상쾌한 바람 소생한 불사조(不死鳥)와 같이 재건에 일어서 온갖 고난을 인내하며 끝까지 살아가셨다 때를 같이하여 우리 은사(恩師)도 감옥을 나와 홀로 묘법(妙法)의 깃발을 드높이 들고 낙토 아시아의 건설을 바라며 민중의 평화운동을 개시했다 그리고 세 번째 광복기념일 전날 나는 은사를 만났다 귀국이 신생(新生)의 숨결로 넘치는 저 여름날에 나도 또한 신세계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었던 것이다 금세기 동란(動亂)의 와중에서 오오 존귀한 벗이여! 어떠한 서원(誓願)인가 숙연(宿緣)인가 한 사람 또 한 사람 묘법(妙法)의 사도(使徒)는 일어섰다 무너지지 않는 평화를 위해 생명의 신세기의 아침을 향하여 여러분은 문화와 창조의 길을 의연하게 달려오셨다 그러나 ─ 군국(軍國) 일본의 오만과 포악(暴惡)이 귀국에 남긴 무도(無道)한 상처는 너무나도 잔혹했다 해협(海峽)은 멀리 가로막히고 불신(不信)의 도랑은 깊었다 몇 해 동안 우리 창가(創價)의 벗은 엄한(嚴寒)의 겨울의 시대를 인내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오로지 이를 악물고 반드시 새벽이 온다는 것을 믿고! 이윽고 오해(誤解)의 빙벽(氷壁)이 녹아 반드시 아름다운 이해(理解)와 공명(共鳴)의 명곡(名曲)이 태어난다는 것을 믿고! 오로지 묘법(妙法)을 부둥켜 안고 어떠한 박해의 돌팔매질에도 능인(能忍)의 마음으로 꾹 참으며 전진을 멈추지 않았던 아아 숭고한 벗이여! 나도 할 수 있다면 금방이라도 뛰어가고 싶었다 여러분 곁으로 달려가 손을 잡고 어깨를 껴안고 격려해 드리고 싶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나는 기원했다 간절히 기원했다 ─ 문화 대은의 나라에 새로운 우정의 보배의 다리여 놓여져라! ─ 나의 광선(廣宣)의 벗들에게 난만(爛漫)한 행복의 꽃 피어라! 화락(和樂)과 복덕(福德)의 빛이여 쏟아져라! 「법화경(法華經)을 믿는 사람은 겨울과 같다. 겨울은 반드시 봄이 되느니라. 아직도 옛날부터 듣지 못하고 보지 못했노라, 겨울이 가을로 되돌아간 것을, 아직도 듣지 못했노라. 법화경을 믿는 사람이 범부(凡夫)가 되었음을」 이 어성훈을 몸으로 배견하여 대용맹심(大勇猛心)을 분기(奮起)시켜 고난(苦難)의 눈보라에 맞서 나갔던 견인불발(堅忍不拔)의 용자(勇者)인 벗이여! 「금(金)은 큰불에도 타지 않고 큰물에 빠져도 떠돌지 않고 썩지 않으며· 철(鐵)은 수화(水火) 공(共)히 견디지 못하는데· 현인(賢人)은 금과 같고 우인(愚人)은 철과 같으니」 이 진금(眞金)의 신앙의 사람으로서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고 인격(人格)의 빛으로 만인을 감싸 가는 위대한 현자(賢者)인 나의 벗이여! 바람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푸른 해협을 건너 흙의 향기를 전해 준다 땅 속의 종자(種子)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때가 오면 들에 산에 온갖 꽃이 자랑스럽게 핀다 마음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희망의 날개를 펼쳐 바람과 같이 자유자재로 바다를 건너간다 묘법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용기의 빛 있는 한 행복의 종자는 반드시 꽃 핀다 오오 봄이여 눈부신 한국의 봄이여! 그 때를 나는 끈질기게 기다렸다 그 때를 믿고 나는 나의 입장에서 움직였다 성실을 다하여 일심불란(一心不亂)하게 행동했다 문화의 보배의 대은을 설령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하기 위하여! 한일(韓日)의 영원한 우호를 위하여! 그리고 나의 벗의 행복을 위하여! 1994년 10월 오사카에서의 ‘영광대문화제’ 많은 재일동포 여러분들이 활약하고 계시는 간사이에서 귀국의 대표멤버가 춤춰 주신 화려한 ‘부채춤’! 그 늠름한 생명의 광채(光彩)에 누구나 감동하여 눈물 흘렸다 20세기의 통곡(慟哭)의 비극(悲劇)을 타고 넘은 금강불멸(金剛不滅)의 민족의 기개! 우미함의 극치 속에 빛나는 불요(不撓)의 지지 않는 혼(魂)! 고난의 일체를 환희로 바꿔 가는 신앙의 눈부신 빛남이여! 여러분이 우리들 부부에게 보내 주신 전통의 아름다운 바지 저고리와 치마 저고리 ─ 유원(悠遠)한 귀국의 문화와 관활(寬闊)한 벗의 진심을 천의(天衣)와 같이 입었다 유엔 창설 50주년을 기념하는 ‘아시아청년평화음악제’ 후쿠오카 돔에서의 귀국의 ‘농악(農樂)’의 울림과 청신하게 약동하던 연기(演技)여! 이 후쿠오카의 땅에는 드디어 ‘한일우호의 비(碑)’가 탄생한다 1997년 2월 홍콩에서의 문화제에서도 세계 1백개국의 벗에게 가장 깊은 감동을 준 것은 귀국의 ‘삼고무(三鼓舞)’였다 그리고 또 오사카 돔에서의 ‘세계청년평화문화제’도 현란한 ‘고무(鼓舞)’가 압권이었다 여러분이 전개해 오신 국토대청결운동 양서보내기운동 불우한 사람들에 대한 봉사활동 나아가 환경보호운동 선(善)한 모범의 시민으로서 너무나도 고귀한 갖가지 활동 불법은 즉 생활이다! 불법은 즉 사회이다! 불법은 즉 인간이다! 이 묘법의 위대함을 지역에서 가정에서 단호히 실증해 보이자고 계속 분투해 오신 다부진 보우(寶友)의 분들이여! 1998년 5월 18일 마침내 염원이 이루어져 나는 꿈에도 그리던 귀국의 SGI본부를 방문하였다 정원에서의 무궁화 식수(植樹) 마하트마 간디상(像)의 제막식 그리고 대표분들과 함께 전 동지의 무한한 복덕(福德)과 귀국의 영겁(永劫)의 번영을 깊이깊이 기념했다 어금언에 ─ 「달은 서(西)에서 나와 동(東)을 비추고, 해는 동에서 나와 서를 비추니 불법(佛法)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정상(正像)에는 서에서 동으로 향하고 말법(末法)에는 동에서 서로 가나니」라고 멀리 ‘정신의 실크로드’ 있어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평등을 설한 대법(大法)은 월지(月氏)의 나라로부터 곤륜(崑崙)을 넘고 황하(黃河)를 건너 무궁화의 나라로부터 벚꽃의 나라로 전래되었다 이것은 1천 4백 년 전의 장대한 유전(流傳)의 드라마이다 석존의 법(法)은 아시아 민중에게 빛을 비추어 국토를 문화의 꽃으로 채색한다 그러나 나라에는 영고(榮枯)와 성쇠(盛衰) 있으며 법에는 사중(四重)의 흥폐(興廢) 있으리 이 말세법멸(末世法滅)의 어둠을 활연(豁然)하게 부수고 만년(萬年)의 저 건너로 태양의 불법이 빛난 지 7백 년 ─ 지금 한국SGI가 전 세계의 모범이 되어 불법르네상스의 태양은 지구 사회를 찬란하게 비추어 간다 「구원실성(久遠實成)의 석존과 개성불도(皆成佛道)의 법화경과 우리들 중생의 셋은 전혀 차별이 없다고 깨달아서 묘호렌게쿄(妙法蓮華經)라고 봉창하는 바를 생사일대사(生死一大事)의 혈맥(血脈)이라고 하느니라」 태양이 모든 민중에게 한없이 빛을 쏟아 주듯이 묘법은 인류를 대자비(大慈悲)로 감싸 일체중생에게 차별 없이 대만족(大滿足)의 인생을 열어 간다 어느 곳보다 다난(多難)한 시련을 타고 넘은 긍지 높은 귀국의 민중이야말로 누구보다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악(惡)은 많아도 일선(一善)에는 이길 수 없으니」 정의(正義) 중의 정의의 단결로! 서민의 선(善)한 화합(和合)의 힘으로! 여러분은 승리하셨다 불법 승부의 증거를 엄연하게 보이셨다 이 얼마나 불가사의한 원초(元初)의 맹세를 하신 분들인가! 이 얼마나 고귀한 지용의 보살의 이체동심(異體同心)의 연대인가! 생명(生命)의 세기의 새벽에 나는 진심의 찬탄과 깊은 경애(敬愛)를 담아 훌륭한 구원(久遠)의 벗에게 인생 사계(四季)의 말을 드리고 싶다. 봄과 함께 마음 생생하게 봄맞이 꽃처럼 빛나며 감사와 커다란 마음으로 일체를 행복의 궤도에 올리는 총명한 지혜의 사람이어라! 여름과 함께 마음 쾌활하게 해바라기와 같이 늠름하게 밝은 승리의 일가를 구축해 가는 태양 빛의 사람이어라! 가을과 함께 마음 상쾌하게 단풍과 같이 새빨갛게 생명을 불태우며 세계와 지역의 벗에게 신뢰와 우정을 넓히는 정열의 사람이어라! 겨울과 함께 마음 당당하게 상록(常綠)의 소나무와 같이 풍상(風霜)에도 태연하게 정의의 기둥으로 서서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대용(大勇)의 사람이어라! 여러분 모두가 더욱더 다행(多幸)과 장수(長壽)하시기를 기원하면서 1999년 4월 11일 세계 계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