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나스 타르데스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할트 문화부장관. 존경하는 베라 총장. 존경하는 마르티 부(副)장관. 또한 아시아 외교단의 여러 선생님을 비롯하여 임석하신 여러분.
그리고 영지의 얼굴 빛나는 젊은 학생 여러분.
지금 쿠바 공화국의 영예로운 '펠릭스 바레라 최고훈장(문화공로의 최고훈장)', 또한 2백 70년에 이르는 장엄한 전통의 아나바대학에서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아 이보다 더한 영광은 없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간의 존엄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은 모두 멸망한다'
나는 이 영예를 나의 은사 도다(戶田) 제2대 회장께 드리고 싶습니다.
귀국(貴國)의 위대한 정신의 아버지이며 공화국의 영웅인 호세 마르티는 '민중이 지쳐도 결코 체념하지 않는 인간'에게서 역사 변혁의 광명을 찾고 있습니다.
나의 은사는 틀림없는 그런 용자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온 일본이 아시아 침략전쟁을 향해 폭주해 가는 가운데 은사는 선사(先師) 마키구치(牧口) 초대 회장과 함께 일본의 군부 파시즘에 저항하다 투옥되었습니다.
그러나 2년 간의 옥중 투쟁을 엄연히 이겨내고, 옥사한 마키구치 선생님의평화를 향한 유지(遺志)를 이어받아, 51년 전 패전의 불탄 들판에 혼자서 선 것입니다.
그 출옥의 날이 머지 않아 돌아오는 7월 3일입니다.
'인간의 존엄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은 모두 멸망할 운명에 있다'라는 호세 마르티의 신념은 그대로 은사의 역사관이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은사는 '인간의 존엄', 그중에서도 '생명의 존엄'에 모든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민중 한 사람 한 사람이 존극한 '생명'의 가치를 자각하고, 생활에 인생에 사회에 가치를 창조해 간다 - 이 '내면의 변혁'을 기축으로 하는 '인간혁명'이라고 하는 대도(大道)를 은사는 내디딘 것입니다.
냉전이 격화한 가운데 은사는 엄연히 '지구 민족주의'의 이념을 제창했습니다.
소우주(인간)와 대우주의 가교를 - '생(生)의 전체성'을 회복하라
인간과 사회와 우주를 잇는 '시심(詩心)'의 힘
그 지향하는 바는 현대적으로 말하면 '트랜스 내셔널', 즉 편협한 민족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인류의 공통 과제에 도전해 가는 데에 있습니다.
여기에 불법의 인간주의를 기조로 하여 세계 민중을 연결해 가는 우리들의 '평화, 문화, 교육'운동의 원점이 있습니다.
21세기에 시작되는 새로운 천 년에는 인간의 존엄을 기조로 한 '희망과 조화'의 문명을 단호히 구축해 가야겠습니다.
그 깊은 소원을 담아 오늘은 '신세기를 향한 위대한 정신의 가교를'이라는 제목으로 호세 마르티의 사상과 대화를 나누며 약간 고찰해 보고자 합니다.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호세 마르티가 불가결하다고 여겼던 '시심(詩心)'에 의한 '개(個)와 전체의 가교'입니다.
인간의 마음의 율동을 대우주, 대자연의 리듬과 화합시키며 유구한 시공 속에서 행복으로, 평화로 고조시켜 열어간다 - 그것을 시심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예로부터 '인간'과 '사회'와 '우주'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담당해온 것은 생명에 약동하는 시심이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시심'의 상실이 지적된 지 오래입니다만, 그것은 현대인이 '단편화'되어 폐쇄된 공간에서 신음하고 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로 교육하라!'고 하는 호세 마르티의 호소가 강하게 육박해 옵니다.
'인간의 눈으로 일찍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찬탄 받는 카리브 섬에 인정미 넘치는 인생을 엮어내는 쿠바.
그 거리에서, 해변에서 그리고 허심탄회한 대화 속에서 많은 시가 자연스럽게 이야기되고 있다 - 얼마나 마음 풍요로운 광경입니까.
귀국(貴國)의 분들은 호세 마르티가 말하는 '혼의 외침인 시의 날개'를 기르고 계신 듯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세계적으로 문학의 쇠퇴가 우려되는 가운데 귀국을 비롯한 라틴 아메리카 문학이 더한층 활기를 띄고 왕성한 생명력을 나타내고 있는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호세 마르티의 이름이 그 제 1쪽에 기술되어 있는 문학사상 불멸의 '근대주의(모데르니스모)' 운동이나, 기렌으로 상징되는 '흑인예술(네그리스모)'운동도 또한 그러합니다.
이러한 정신적 영위는 말할 나위도 없이 스스로 어떠한 존재인가를 진지하게 모색하여, 생동감 있는 '생(生)의 전체성'을 회복하려는 운동이었다고 해도 좋지 않을까요.
호세 마르티가 같은 시인이었던 휘트먼에 빗대어 다음과 같이 한 말은 자신이 진심으로 느끼는 감개였음에 틀림없습니다.
"그(휘트먼)에게는 자신과 관계없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는 모든 것에 마음을 두고 있습니다. 나뭇가지를 기어오르는 달팽이, 불가사의한 눈동자로 그를 응시하는 소"
"인간은 양팔을 벌려 자신의 가슴에 모든 것을 포옹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구마시로 오사무 역(譯) <쿠바 혁명사상의 기초>에서) 라고.
서로 공감하는 '시심'은 생기발랄하게 우주의 모든 것에서 자기와의 관련성을 발견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불전에서는 인간 생명과 우주 활동의 '상응성(相應性)'을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습니다.
"코의 바람의 출입은 산택계곡(山澤溪谷) 속의 바람의 법칙, 입의 바람의 출입은 허공 중의 바람의 법칙, 눈은 일월(日月)의 법칙, 개폐(開閉)는 주야(晝夜)의 법칙, 머리칼은 성진(星辰)의 법칙, 눈썹은 북두(北斗)의 법칙, 맥박은 강하(江河)의 법칙, 뼈는 옥석(玉石)의 법칙, 피부는 지토(地土)의 법칙, 털은 총림(叢林)의 법칙"이라고.
이처럼 불교는 인간 내면의 '소우주'와 외부의 '대우주' 사이의 밀접 불가분한 관계성을 정묘하게 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대우주의 리듬에 조화하고 공명해 가는 인간의 '생명의 전체성'입니다.
우주의 삼라만상은 '일념', 즉 인간의 '마음'에 포괄됩니다.
동시에 그 '일념'은 삼라만상에 맥동하여 전개해 가는 것입니다.
이 법리는 '인간은 통일된 우주'라는 호세 마르티의 통찰과도 호응하고 있습니다.
마르티 - 인간의 유일한 영광은 타인에 대한 봉사
'민중의 괴로움을 없애자!'라는 보살의 인격
일어서라! 거기에 태양이 빛난다
자신의 '일념'의 변혁은 '시심(詩心)'의 훈발과도 연동하고 있습니다. 이 '일념'의 확대가 타인과 공감하고 주위에 공헌을 넓히면서 생명 깊은 곳에서 지혜와 자비의 태양을 빛나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만인에게 평등하게 열린 '인간존엄' 또 '생명존엄'의 광채이겠지요.
이 내면의 태양을 떠오르게 하는 '인간혁명'만이 '인간'의 연대를 강화하고 '사회'의 번영을 불러옵니다. 그리고 '세계 평화'를 창출하는 기점이 됩니다.
파란만장한 인생에서 호세 마르티는 유연하게 "어떠한 장소라 하더라도 인간이 확실하게 일어서면 태양은 거기에서 빛난다"고 말했습니다.
호세 마르티가 라틴 아메리카가 안고 있는 문제를 파고 들어간 에세이에 '근원을 향해'라는 제목을 붙였을 때, 실로 인간 내면의 근원적인 변혁을 지향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호세 마르티는 철저하게 약자 편에 서서 사람들의 고뇌와 동고(同苦)해 가는 용자(勇者)였습니다.
'인간으로서 진실하고 유일한 영광이란 타인에 대한 봉사이다'라고 단언했습니다.
자타 함께 '인간혁명'을 탐구해 가는 '인격'을 불교에서는 '보살'이라 부릅니다.
'보살'은 퍼내어도 끝없는 네 가지 무량(無量)의 마음으로 타인과 관계함으로써, 작은 자아의 껍질을 부수어 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첫째, 민중의 괴로움을 없애고자 하는 마음
둘째, 민중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
셋째, 민중의 행복을 함께 기뻐하는 마음
넷째, 민중을 평등하게 사랑하는 공평한 마음입니다.
실로 호세 마르티의 생애는 이러한 '보살'의 무량의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나는 봅니다.
어쨌든 모든 것이 '인간'으로 결정됩니다. '인간'을 만들고 '인간'을 맺는 것만이 무너지지 않는 인류 평화의 다리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원래 그것은 착실한 작업이며 긴 안목으로 보지 않으면 성과는 바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초조해 하지 말고, 끊임없는 노력에 결실이
그러나 우리들은 호세 마르티가 사랑하는 누이동생에게 보낸 편지에 격려 받습니다.
그것은 "나무를 보렴. 굵은 가지에 황금색 귤이나 빨간 석류가 열리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알겠지. 인생을 구명(究明)해 가면 모든 것이 똑같은 과정을 더듬어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단다"라고.
여기에는 점진적인 발걸음에 철저한 인내가 엿보입니다. 이야말로 '인간의 존엄'에 근거한 내발적인 변혁을 가능하게 하는 힘일 것입니다.
여기에는 점진적인 발걸음에 철저한 인내가 엿보입니다. 이야말로 '인간의 존엄'에 근거한 내발적인 변혁을 가능하게 하는 힘일 것입니다.
지금, 나의 가슴에는 호세 마르티의 유명한 말이 울리고 있습니다.
'각각의 인간문명의 가치는 그 속에서 어떠한 종류의 남성과 여성이 태어나는가로 알 수 있다' (가모 유조 <쿠바혁명>) 라고.
귀(貴) 대학의 보물이라고도 해야 할 마르티의 자료 보관소에는 '철을 녹이는 로(용광로)' 즉 '인간을 연성(鍊成)하는 장소'라는 뜻의 '프라구와'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실로 귀 대학이 21세기의 '새로운 인간상'을 연마해 세계의 무대로 잇따라 배출하는 뜨거운 '프라구와'가 되어 갈 것을 나는 확신해 마지않습니다.
끝으로 여러 선생님의 더한층의 건승과 신세기의 쿠바를 담당해 갈 청년들의 영광스런 앞날을 기대하며, 내가 좋아하는 귀국의 시인 기렌의 시 일절을 바치며 강연을 마치겠습니다.
그대의 혼을 빛으로 가득 채워
멀리 산꼭대기를 지향하라!
그대의 지팡이를 대담하게도 가로막는 장해가 있으면
그대는 보다 과감한 날개를 펼쳐라!
무차스 그라시아스(대단히 감사합니다). (대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