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존경하는 김수갑 총장을 비롯해 귀 충북대학교 교수님들 그리고 모든 참석자 여러분.
세계의 대학에는 저마다 존귀한 창립의 이야기가 있고, 고귀한 건학의 역사가 있습니다. 저는 대학의 창립자로서 그 하나하나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배워왔습니다.
특히 1951년 9월, 개교의 첫걸음을 내디딘 귀 충북대학교의 발자취에 대해서는 감격과 감동의 눈물을 억누를 수 없었습니다.
민중이 분단되고 도탄에서 허덕이는 동란의 와중에 양식이 있는 고향 분들이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는 일’이라는 간절한 바람을 담아 대학 건설을 위해 쌀 한되, 보리 한되를 기증하신 일이 귀 대학 건설의 연원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격렬한 전화(戰火)에도 굴하지 않고 평화와 정의를 바라는 아버지, 어머니들의 목소리에 힘입어 과감히 대학 건설을 시작하셨습니다.
이 얼마나 숭고하고 장엄한 원점입니까. 이 정신을 엄연히 계승한 ‘진리의 전당’ ‘정의의 사도(使徒)’ ‘개척의 기수’인 명문 학부에서 영광스럽게도 제가 명예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오늘은 이렇듯 고락(苦樂)을 함께해온, 제가 경애해 마지않는 한국SGI 벗들과 함께 학위를 받게 되어 무엇보다 기쁩니다. 김수갑 총장을 비롯한 교수님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귀 대학이 우뚝 솟은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이곳 충청북도 청주는 세계사에 불멸의 광채를 발하는 15세기의 위대한 군왕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創製)할 때 마지막 작업을 수행한 문화의 도시입니다. 세종대왕은 ‘세계 3대 광천’ 중 하나로 유명한 초정약수로 눈을 치유하고 심신(心身)에 활력을 불어넣어 대업(大業)의 총마무리에 몰두했습니다. ‘훈민정음’으로 쓴 장편 서사시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의 유명한 구절 중에는 이 초정을 노래한 부분도 전해집니다.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그치지 않으니, 내가 이루어져 바다로 가노니.” 오늘은 로망 가득한 이 사적(史蹟)을 기리고 귀 대학의 학풍을 배우며 요점을 간략히 세가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교육이라는 가치창조의 원천을 넘쳐 흐르게!”입니다. 청주는 1377년,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 간행된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귀 대학은 이 문화 유산을 자랑스레 계승해 창조적인 도전정신으로써 살려가며 보존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교육은 젊은 생명 한사람 한사람이 자기답게 가치창조의 힘을 끊임없이 퍼 올려 행복한 인생을 자유자재로 열기 위한 원천입니다. 이것은 우리 창가교육의 창시자이자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평화와 인도주의를 위해 순교하신 마키구치 쓰네사부로(牧口常三郞) 선생님의 신념이기도 했습니다. 극심한 ‘가뭄’과도 같은 모습의 시대이기에 학생을 소중히 여기며 창조적 생명을 육성하는 대학은 그야말로 한없는 희망의 샘입니다. 이 점에서 볼 때, 귀 대학은 학생 만족도 면에서도 늘 최고의 모범으로 빛나는 인간교육의 최고학부입니다.
둘째, “개척하는 인재의 대하를 도도히!”입니다. 귀 대학의 헌장에는 ‘주저함이 없는 용기로 새로운 세계를 개척한다’는 긍지 드높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지향해야 할 인재의 6대 핵심역량으로서 ‘창의성’ ‘휴머니즘’ ‘능동성’ ‘공동체 의식’ ‘글로벌’ ‘전문성’이라는 지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는 점을, 저는 세계의 청년들에게 널리 전하고 싶습니다.
올해 입학식에서 총장은 자애로운 아버지와 같이 신입생에게 “때로 참으로 견디기 힘든 고통이 찾아올 때면 불면의 밤을 보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은 고난과 어려움을 자신을 성숙시키는 기회로 전환시킵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참으로 가슴에 깊이 스며드는 격려입니다. 한국SGI 벗들과 제가 가슴 깊이 새겨온 위대한 선철의 말씀 중에도 “현자(賢者)는 기뻐하고 우자(愚者)는 물러남”(어서 1091쪽)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비참한 분쟁의 확산 그리고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문제 등 산적해 있는 인류의 위기를 뚫고 헤쳐 나아가기 위해 이 불요불굴(不撓不屈)의 개척력(開拓力)을 지닌 젊은 인재의 대하를, 우리는 더욱더 도도히 흐르게 했으면 합니다.
셋째, “대화와 교류의 드넓은 바다를 양양히!”입니다. 귀 대학을 창립한 71년 전, 제 인생의 스승인 도다 조세이(戶田城聖) 선생님은 ‘문화의 대은(大恩)’을 깊이 입은 나라인 귀국의 민중이 겪고 있는 고뇌에 통탄의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오로지 사랑하는 조국의 안온을 기원하는 귀국의 한 어머니를 최대로 상찬하시며, 동양을 비롯한 지구민족의 평화를 위해 향기로운 백합을 상징으로 하는 새로운 여성의 연대를 결성하신 것도 그해였습니다. 그런 은사에게서 일대일의 훈도를 받은 ‘도다대학’에서 저는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과 사상에 대해서도 배웠습니다.
현대에도 울림을 주는 세종대왕의 잠언 중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지혜를 넓히기 위해서는 먼저 반드시 남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잘 들어야 하고, 지혜를 늘리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것보다 더한 방법은 없다.” 세계는 더한층 열린 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상대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함께 배우는 문화와 교육의 교류를 드넓은 바다와 같이 양양하게 확대해야 합니다. 귀 대학의 교가 중에 “정의의 횃불 들린 학문의 전당 세기의 종소리 울려 나는 곳”이라는 훌륭한 구절이 있습니다.
오늘부터 저도 영광스러운 귀 대학의 일원으로서, 존경하는 교수님들과 함께 그리고 경애하는 한국SGI 보우(寶友)들과 함께 ‘인간교육의 세기’를 향해 개가의 효종을 드높이 울리며 나아갈 결심입니다. 끝으로 귀 충북대학교의 무궁한 영광 그리고 청주시와 충청북도를 비롯한 한국의 영원한 평화와 번영을 진심으로 기원드리며, 제 답사를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