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카(創價)대학교는 30여년 전, 귀 한국에서 처음으로 유학생을 맞았습니다. 그 학생의 여동생도 소카여자단기대학교에 유학해, 두 자녀가 훌륭하게 성장한 모습을 기뻐하신 어머님은 만대에 걸친 한일 우호를 바라는 마음에서 모교 캠퍼스에 한국의 국화인 무궁화 묘목 500그루를 기증하셨습니다. 존귀한 어머니의 진심 어린 무궁화도 흐드러지게 피는 가을 소카대학교에 존경해 마지않는 한국의 위대한 교육자 박재규 총장과 부인 김선향 박사를 비롯한 여러 선생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동북아시아 ‘평화 연구의 권위’로 명성이 높고,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귀 경남대학교에서 명예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보다 더 큰 영광은 없습니다. 최고로 영광스러운 이 ‘교육의 보관’을 일본 전국과 전 세계에서 모교로 돌아온 불이(不二)의 동창생들과 함께 받게 되어 정말로 기쁩니다.
아울러 저는 창립자로서 소카(創價)의 학사에 자녀를 보내주신 모든 아버님과 어머님에게 한없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영예를 바치고자 합니다. 우리 창가동창에게 이토록 훌륭한 영예를 선사해주신 박재규 총장의 관대한 후의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대단히 고맙습니다!
박재규 총장의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귀 대학은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탐구하는 최고봉의 교육, 연구기관으로서, 또 선진적인 세계시민 교육의 배움의 성(城)으로서 눈부신 약진을 이룩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 자리잡은 캠퍼스는 한국의 ‘아름다운 대학 캠퍼스 10선’으로도 선정되었습니다.
귀 대학의 숭고한 평화교육 그리고 박재규 총장의 고매하고 모범적인 행동에서 배울 점이 대단히 많습니다. 박재규 총장은 역사를 크게 내다보시고 ‘21세기’는 인류의 꿈을 하나하나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의 시대’에 들어섰다고 통찰하셨습니다.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오랫동안 희구하신 관점에서 난제가 산적한 ‘문제의 땅’을 오히려 ‘가능성과 희망의 땅’으로 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저는 감명했습니다. 인생에서도 사회에서도 앞을 가로막는 시련을 ‘불가능’하다고 단정짓고 포기하면 거기까지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내지 못할 리 없다고 일념을 정하고 도전하면 거기에서 지금껏 없던 ‘가능성’을 끌어내고 ‘희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참으로 박재규 총장은 이 대전환의 드라마를 당당히 역사에 새기셨습니다. 어둠이 깊으면 깊을수록 더욱 밝은 희망의 태양을 떠오르게 한다, 이 대역전에 바로 교육의 진수와 로망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평화의 신념을 위해 목숨을 바친 창가교육의 아버지 마키구치 쓰네사부로(牧口常三郞) 선생님도 어떠한 역경에 처해도 거기에서 미(美), 이(利), 선(善)의 가치를 창조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인재가 육성되기를 바라셨습니다. 귀 대학은 동서냉전 말기인 1980년대 후반, 한국에서 처음으로 중국에 유학생을 파견했습니다. 또 당시 소련의 대학과도 교류의 길을 여셨습니다. 한결같이 세계화를 추진하고 ‘서로 돕고 나누는’ 세계시민의 지혜를 함양하는 귀 대학에 진심으로 경의와 공명을 표하고 싶습니다.
저는 우리 소카대학교 1기생으로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재일한국인 여학생에게 이렇게 써서 보낸 적이 있습니다. “본디 인간에게 국경 따위 없었다. 그것이 언제부터인가 인위적으로 국경이 생겼다. 그러므로 우리는 국경보다 더 근본에 존재하는 인간연대에 도달해 살아가야 함을 잊으면 안 된다.” 대학만이 국가와 민족, 문명, 사상이나 신조 등 온갖 차이를 뛰어넘어 ‘생명존엄’이라는 가장 높은 차원에서 영지와 인도주의의 결합을 미래로 펼치는 궁극적인 인간연대의 광장입니다.
경남대학교의 상징은 ‘한마(汗馬)’입니다. 다시 말해 사마천의 ‘사기’ 등에도 등장하고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는 명마 ‘한혈마(汗血馬)’를 말합니다. 격렬한 전투에도, 세찬 눈바람에도 붉은 피 같은 땀을 흘리며 광대한 대지를 지칠 줄 모르고 달리는 강인하고 지구력이 강한 말입니다. 이 명마가 상징하는 귀 대학의 정신을 박재규 총장은 ‘우리 인생의 목표를 반드시 이루어낸다는 불굴의 의지와 희망을 계속 품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참석하신 여러분은 직장에서도 지역사회에서도 막중한 책임을 지는 나이에 들어섰습니다. 냉엄한 현실 속에서 중압감에 견디기 힘들 때도 있을지 모릅니다. 병과 싸우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은사 도다 조세이(戶田城聖) 선생님도 자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리 힘든 일도 시간이 지나면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된다. 그때 꿋꿋이 노력하길 잘했다고 반드시 상쾌하게 회상하게 될 것이다.” 여러분에게는 창가교육의 ‘불굴의 투혼’이 있습니다.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동창의 벗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영광을 무엇보다 기뻐하시는 수많은 존귀한 부모님의 기원이 있고 열렬한 성원이 있습니다. 도중에 어떤 일이 있어도 한탄하지 말고, 초조해하지 말고, 좌절하지 말고, 자기답게 단호히 명랑하게 꿋꿋이 달리기 바랍니다.
현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고은 선생은 이렇게 읊었습니다. “길이 없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숨막히며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역사이다” 자, 오늘부터 다시 새롭게 출발합니다. 존경하는 경남대학교 선생님들과 손을 잡고 한없는 희망에 불타 민중이 행복해지는 길을, 세계시민이 공생하는 길을, 인류의 평화와 번영의 길을 함께 열지 않겠습니까!
내년, 경사스러운 개교 70주년을 맞이하는 귀 대학이 무궁히 발전하기를 참석하신 모든 분이 더욱 건승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리며 제 인사를 끝맺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한국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