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명에 깊이 새긴 귀국 선철이 외친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약 천년 전, 신념의 문인 최치원 선생이 귀 부산에서 웅대한 파란 바다를 바라보며 사자후하신 말씀입니다. “맹세의 수레 앞에 지나치게 먼 길이 있으랴! 지혜의 큰 배 앞에 지나치게 넓은 바다가 있으랴!” ‘맹세의 수레’와 ‘지혜의 큰 배’를 겸비한 인격만큼 강한 것은 없습니다. 그것은 어떠한 험난한 고개도 겁내지 않고 당당하게 이상을 향해 전진하는 추진력입니다. 그리고 노도와 같은 어떠한 폭풍우에도 흔들리지 않고 엄연히 많은 사람을 행복과 승리로 이끄는 지도력입니다.
청년들의 혼(魂)에 크나큰 힘을 풍부하게 길러 단련시키는 일이 인간교육의 진수라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겠지요. 그리고 그 모범을 보이는 최고 학부가 바로 ‘지역, 국가, 인류의 밝은 미래사회를 창조’라는 큰 목적을 높이 내걸고 ‘열린 사고’와 ‘책임 있는 실천력’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귀 부경대학교입니다.
저는 오늘, 위대한 명문의 명예가 빛나는 귀 대학으로부터 최고로 뜻 깊은 ‘국제지역학명예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보다 더한 영광은 없습니다. 진심으로 깊이 감사합니다. 저는 무엇보다 먼저 이 영예를 부산을 비롯해 귀국의 좋은 시민으로 공헌하는 경애하는 한국SGI 벗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예로부터 아름다운 산과 강 그리고 바다라는 세 가지 보물을 껴안은 귀 부산을 ‘삼포향(三抱鄕)’이라고 불렀습니다.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일의 유구한 교류사에서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관문이었던 ‘바다의 현관’도 귀 부산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부산을 출발한 귀국의 통신사가 에도시대 일본에 전해준 문화의 대은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부산에 유학했던 쓰시마번의 석학 아메노모리 호슈 옹(翁)도 귀국 사람들은 사물을 깊이 생각하기에 “우리나라 사람보다 그 지혜가 열배나 뛰어납니다”라며 진심으로 존경했습니다.
올해는 기이하게도 귀국에서 마지막 통신사를 맞이한 지 만 200년의 가절입니다. 귀국과 ‘통신’은 문자 그대로 마음과 마음의 신뢰를 서로 나누는 일이었습니다. 그곳에는 오늘날의 국제지역학의 기풍에도 통하는 글로벌한 학제간 이해가 있고 계발이 있었다고 해도 좋겠지요. 실은 도호쿠의 벗들로부터 한국 여러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직후, 귀국이 곧바로 재해지역으로 대규모의 구조대를 파견하신 일입니다. 무너져내려 겹겹이 쌓인 쓰레기더미와 진흙을 헤집고 마치 자기 가족이라도 찾듯이 필사적으로 구호활동을 펼치는 모습에 모두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귀국 여러분의 두터운 마음에 다시금 감사합니다. 귀 대학의 심벌마크에는 선명한 감청색으로 ‘나침반’이 그려져 있습니다. 지금 21세기의 험난한 파도를 헤쳐 나아가는 인류가 절대로 놓치면 안 되는 ‘나침반’은 무엇인가?
저는 지구환경과 생명을 지키겠다는 중요한 지표를 보여주는 귀 대학의 ‘에코버시티’ 구상을 존경하는 한 사람입니다. 그것은 ‘생명에 대한 경외(敬畏)를 기반으로 지구상 모든 생명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학문을 탐구하고 인재를 육성한다’는 정말 숭고한 교육이념입니다. 이 이념 아래 귀 대학은 최첨단 ‘해양생명공학’을 중심으로 환경보호와 생태계의 다양한 가치를 연구개발해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귀 대학의 이런 눈부신 큰 발전을 이끄는 고매하신 대교육자가 바로 오늘 삼가 맞이한 박맹언 총장이십니다.
저는 세계 최초로 남극대륙에서 금광맥을 발견한 지질학의 권위자가 바로 박 총장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총장께서는 대지 속에서 꾸준히 ‘금’을 찾아내는 것처럼 학생들이 아직 느끼지 못하는 재능의 광맥을 찾아내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싶다, 그리고 목숨을 거는 마음으로 소중하고 소중한 학생의 생명을 ‘보석’처럼 연마해 빛내고 싶다는 진정을 토로하십니다. 저는 감복했습니다.
교육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청년을 위해 스스로 생명을 내던져 존엄한 가치를 끝없이 높이는 도전입니다. 우리 창가교육(創價敎育)의 아버지이신 마키구치 쓰네사부로(牧口常三郞) 선생님도 이 신념을 단호히 관철하셨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생명의 존엄을 짓밟고 유린한 일본의 군국주의와 단호히 싸우다 감옥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우리는 어떠한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 후계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오늘은 기쁘게도 귀국에서 온 우수한 유학생 대표도 참석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세계 청년들이 더욱더 황금 같은 생명을 빛낼 수 있도록 힘껏 지원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학생이 꿈을 실현하는 것이 대학의 승리이자 교육의 승리입니다. 총장은 청년들에게 “땀 흘려 내딛는 발걸음만이 그 꿈을 가능케 한다”고 격려하셨습니다. ‘스스로 땀을 흘린다,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한 걸음 또 한 걸음 내딛는다’는 말에 모든 리더가 되돌아가야 할 원점이 있다고 해도 좋겠지요. “변화를 뒤쫓는 것이 아니라 먼저 변화를 선도하라!”고 총장은 호소하셨습니다. 아무리 변화가 격심한 시대라도 지역사회에 또 국제사회에 올바른 나침반을 소유한 인재가 속속 뛰어나와 과감히 키를 잡는다면 극복하지 못할 리 없습니다. 그 역사의 선두에 선 존재가 대학이 아닐까요.
부산에도 깊은 발자취를 남기신 귀국의 사상가 김구 선생은 이렇게 선언하셨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영구적인 평화를 수립하려면 서로 영원한 벗이 되었을 때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귀 대학과 함께 우리 소카대학교는 영원한 벗으로서, 함께 ‘평화의 항로’ ‘공생의 항로’ ‘번영의 항로’를 개척하면서 인류의 승리와 영광스러운 항구를 목표로 매진할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하고 답사를 마치겠습니다.
위대한 부경대학교, 만세!
위대한 한일청년, 만세!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