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이케다 다이사쿠 선생님은 평화운동가, 불교철학자, 교육자, 작가 그리고 시인으로 대화를 통한 평화 증진에 평생을 바쳤습니다.

  • Words of Wisdom 희망찬 내일을 위한
    이케다 다이사쿠 선생님의 명언

  • Dialogue with Nature 이케다 다이사쿠 선생님의 사진 작품, 자연과의 대화

  • The Life Story of Daisaku Ikeda 이케다 다이사쿠 생애

홍익대학교 명예문학박사학위 수여식 답사 2009. 9. 4 / 도쿄

진심으로 존경하는 김완철 총장대행님, 김동헌 기획처장님. 귀국의 국화인 아름다운 무궁화가 만발하는 초가을에 선생님 두분, 우리 소카(創價)대학교에 정말 잘 오셨습니다. 오늘 저는 ‘교육의 세기’ ‘예술의 세기’ ‘평화의 세기’를 선도하는 아침해로 널리 빛나는 귀 홍익대학교로부터 영예로운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삼가 받았습니다. 존경해 마지않는 이면영 이사장과 권명광 총장을 비롯한 귀 대학 선생님들의 매우 깊고 관대한 두터운 정을 저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생각해 보면, 생명의 존엄을 밝힌 불법(佛法)도 귀국이 일본에 전해준 정신유산입니다. 귀국에서 받은 문화의 대은은 매우 커서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불법에서는 이름의 뜻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일체의 사물에 걸쳐서 이름이 중요하니라.” “이름은 반드시 체(體)에 이르는 덕(德)이 있다.”라고도 설했습니다. 귀 대학은 대학 이름에 ‘홍익(弘益)’(널리 이롭게 한다)이라고 긍지 드높이 내걸었습니다.

‘홍익’은 ‘삼국유사’에 새겨진 귀국의 숭고한 건국이념입니다. 홍익은 또한 현재의 ‘교육법’에도 엄연히 명기된 불멸의 지침입니다. 널리 세계를 이롭게 만들고 인류의 공존공영을 지향하는 인간주의를 응결한 ‘홍익’ 정신은 아직도 충돌과 불확실성이 만연한 국제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황금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홍익’을 자랑스럽게 대학 이름에 붙인 귀 대학이야말로 인류에 공헌하는 수재를 훈도하는 세계에 빛날 학부라고, 저는 크게 찬탄하고 싶습니다.

‘홍익’ 정신은 우리 ‘창가’ 정신과도 깊이 공명합니다. ‘창가’는 ‘가치’를 ‘창조’한다는 뜻입니다. 창가교육의 아버지 마키구치 쓰네사부로(牧口常三郞) 선생님은 무도한 전쟁 중 압박을 받으면서도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창조해야 할 ‘가치’는 다름 아닌 ‘생명’에 유익한 ‘가치’이다.” 하고 명언하셨습니다. 선사는 개개인에도 국제관계에도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면서 자신도 이롭게 하는 인도주의의 길’을 제창하셨습니다. 바로 ‘홍익’의 신조입니다. 민중을 전쟁으로 몰아넣은 군국주의 교육에도 감연히 경종을 울려 “자신도 타인도 함께 행복해지는 삶의 자세야말로 올바르다.”고 외치셨습니다. 그리고 대은을 입은 귀국을 유린한 일본의 야만적인 국가주의와 용감하게 대치하다 옥중에서 신념 있는 생애를 마치셨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오늘 귀 대학에서 받은 지고한 영예를 마키구치 쓰네사부로 선생님에게 바치며, 창가교육의 길을 걸으며 인류의 평화공존을 만들어 갈, 사명 깊은 영재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귀 대학은 ‘홍익’을 구현하기 위해, ‘자주’와 ‘창조’ 그리고 ‘협동’이라는 세 가지 명확한 목표를 확립했습니다. 저는 이 지침에 21세기를 짊어질 인재가 갖추어야 할 요체가 담겼다고 깊이 감명했습니다. ‘자주’-어떤 일도 책임을 지고 스스로 일어서서 모든 일에 도전하는 것을 말합니다. ‘창조’-도전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역사를 구축하는 것을 말합니다. ‘협동’-뜻을 같이하는 벗을 규합하고 서로 절차탁마하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끝까지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귀 대학은 영매한 교육이념을 견지하며, 종합대학으로서 확고한 위치를 교육계에 구축하셨습니다. 특히, 미국의 유력한 경제지가 ‘세계 최고봉의 학교’라고 절찬해 마지않는 예술분야에서의 실력은 불멸의 금자탑입니다. 또한 귀 대학이 학술·예술을 사회와 산업에 결합시켜서, 더욱 실용적인 분야에 살리는 도전을 추진한 일도 각계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대학은 상아탑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 세계 평화를 전진시키기 위해, 지구환경을 공생하기 위해 널리 이롭게 하고 가치를 창조해야 합니다. 이런 21세기 대학이 갖춰야 할 참 모습을 보여주는 최고학부의 모범인 귀 대학을 탁월한 리더십으로 이끌어 오신 분이 바로 고매한 이면영 이사장이십니다. 이사장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홍익대학교가 한국의 명문대학으로 길이 발전하는 일에 생애를 걸었습니다. 대학 개혁의 속도를 내는 일도 모두 대학의 발전과 학생을 위한 것입니다.” 저는 이사장의 단호한 결심을 듣고 감루를 금할 수 없는 마음이었습니다. 8년 전 3월, 일본을 방문하신 이면영 이사장과 나눈 대화는 지금도 제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영광스럽게도 귀 대학과 우리 소카대학교는 2001년 1월 ‘학술교류협정’을 맺었습니다.

21세기에 들어 소카대학교가 최초로 교류한 학교가 다름 아닌 귀 대학이었습니다. 기쁘게도 귀 대학은 우리 소카대학교 출신 교육자가 귀 대학에서 강의를 할 수 있게 맞이해주셨습니다. 더욱이 귀 대학과 귀국에서 맞이한 가장 우수한 유학생 여러분도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여 참으로 감개무량합니다. 오는 10월 9일, 뜻 깊은 ‘한글날’에 홍익정신을 체현한 대지도자 세종대왕의 동상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막된다고 들었습니다. 동상의 높이가 6.2미터에 달하는 미소를 머금은 웅장한 문화대왕의 동상을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 기쁘게도 예술의 전당인 귀 홍익대학교 김영원 교수이십니다.

지금 제 가슴에는 세종대왕의 어명으로 편찬된 ‘용비어천가’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곶 됴코 여름 하나니. 새미 기픈 므른 가마래 아니 그츨쌔, 내히 이러 바라래 가나니.”(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이 열립니다. 원천이 깊은 물은 가뭄에 끊이지 아니하므로, 시내를 이루어 바다로 흘러갑니다.) 어떤 폭풍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회번영의 거목이야말로 교육입니다. 어떤 변동에도 물러서지 않고 미래를 승리로 이끄는 대하, 그 원천이 바로 교육이 아니겠습니까. 귀 대학의 교표(校標)가 나타내는 뜻은 참으로 심원합니다.

교표의 원형 디자인은 ‘우주와 태양’ 그리고 ‘끊임없이 계속 발전하는 수레바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내적인 우주대의 마음은 끊임없는 가능성의 확대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저도 오늘부터 영예로운 귀 대학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의 신뢰에 보답할 수 있도록, 인간교육에 대한 열성으로 청년 한 사람 한 사람이 간직한 영지의 태양을 빛내겠습니다. 그리고 생명의 큰 수레바퀴를 젊은이들과 함께 더욱더 힘차게 돌려 커다란 ‘홍익’의 이상을 향해 끊임없이 전진해 갈 결심입니다.

끝으로 한일 양국 그리고 세계 청년에게 귀국의 대교육자 안창호 선생의 외침을 선사하며, 저의 답사로 하겠습니다. “우리 청년이여, 태산같이 큰 일을 시작하자. 낙심하지 말고, 겁먹지 말고, 쉬지 말고, 용감하고 대담하게 나아가자.” 경애하는 귀 대학이 무궁한 영광으로 감싸일 것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