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존경하는 이수오 총장. 그리고 자리해 주신 존경하는 교수님들. 저는 ‘21세기의 지식문명을 리드하는 두뇌의 학부’ 귀 국립창원대학교에서 최고 영예이며 지성의 보관인 ‘명예교육학 박사’ 학위를 삼가 받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정성이 깃든 수여식을 준비해 주신 귀 대학교 여러분의 배려에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귀 대학교는 이수오 총장의 리더십 아래 지역에 깊이 뿌리내려 사회공헌에 몰두함과 동시에 널리 세계로 지성의 연대를 넓히고 계십니다. 그 ‘가장 지역적이며 가장 세계적인 대학교’라는 슬로건에는 이제는 ‘세계시민의 구호’가 된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한다’라는 말과 공명하는 정신이 있습니다. 나는 현재 이 말을 세계로 넓힌 미래학자 헨더슨 박사와 대담을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그 속에서 박사는 이렇게 역설하고 계십니다.
“앞으로 세계가 지향해야 할 것은 ‘Win Win(모두가 승리자가 된다)’ 패자 없는 평화와 공존의 지구사회이어야 한다.” 인류는 약육강식이란 야만적인 단계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그러나 각지에서 빈발하는 분쟁에서 상징되듯이 현재 국제사회에는 ‘새로운 야만’의 시대를 맞이했다고 할만큼 증오와 대립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문명은 이대로 야만의 암흑에 휩싸여 가는 것일까요. 문명이란 본래 인간을 평화와 조화라는 최고의 행복 단계로 이끄는 ‘지혜’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그 지혜를 계발하는 인간교육이 지금만큼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대는 없다고 봅니다.
뒤돌아보면 문화의 대은을 잊은 일본은 귀국에게 잔학 무도한 침략을 일으켰습니다. 일본 문명은 그 근대적 차림새와는 정반대로 뿌리 깊은 야만성이 좀먹고 있었습니다. 귀국의 대시인이며 민족독립운동의 투사이기도 했던 한용운 선생은 이를 “약육강식의 국가주의를 대표한다”라고 명쾌하게 갈파하고 계셨습니다. 이에 반해 지금의 일본이 얼마나 그 내면의 야만성을 극복했는가. 여기에 내가 청년들에게 ‘한국의 문화 대은을 잊지 마라’라고 호소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용운 선생은 일본 군국주의로 인해 3년간이나 좁은 옥중에 갇혀있으면서 우주대의 인간주의를 전망하고 계셨습니다.
“역사는 인류가 몽매한 상태에서 문명으로,쟁탈에서 평화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사실상으로 증명하고 있다. 인류진화의 범위는 개인적인 상태에서 가족으로,가족적 상태에서 지역으로,지역적인 것에서 국가로,국가적인 것에서 세계로 그리고 세계적인 것에 서 우주 주의로 진보한다.” 이 얼마나 웅대한 정신의 비상입니까.
한용운 선생이 서거하신 1944년, 일본에서는 창가교육의 아버지인 마키구치 쓰네사부로(牧口常三郞) 초대 회장이 야만적인 군국 주의와 싸우다 옥중에서 순교하셨습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야만의 어둠 속에서 인간 정신의 우주대 가능성을 믿고 투쟁해 간 한용운 선생 그리고 마키구치 초대 회장. 이 두 불굴의 인도 투사야말로 문명을 평화와 조화의 빛으로 감싸는 ‘세계시민’의 실상이라고 확신하는 바입니다.
이 존귀한 선인의 투쟁을 생각할 때 나는 한용운 선생처럼 인간주의 신념이 맥동 치는 시인이신 이수오 총장을 중심으로 창조적인 ‘세계 시민’ 육성에 밤낮으로 몰두하고 계신 귀대학교 여러분에게 만감의 경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귀 대학교와 우리 소카(創價)대학교 사이에는 지난해 학술교류협정을 맺고 이 단기간에 많은 교수와 학생이 깊은 신뢰와 우정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올 봄부터 유학생 교환도 시작되어 이미 귀 대학교의 가장 우수한 영재 3명이 소카대학교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내년 봄에는 소카대학교에서 첫 유학생이 귀 대학교에서 공부할 예정입니다.
한일우호를 절실히 바라는 한 사람으로서 이 이상의 기쁨은 없습니다. 교수님들의 지도와 지원에 다시금 심심한 사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나는 두 대학교로부터 웅비해 나간 학생들이 함께 우정의 날개를 펼치며 민중에게 봉사하는 지도자로서 또 인도의 문명을 건설하는 건설자로 세계 무대에서 당당하게 활약할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자리해 주신 여러분이 더욱 건강하시고 장수하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리며 또 다망하신 와중에도 모여주신 여러분께 깊이 깊이 감사드리며 저의 답사로 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