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존경하는 조문부 총장님 그리고 송대진 대학원장님을 비롯한 제주대학의 여러 선생님들, 그리고 일부러 이렇게 참석해 주신 경희대학교의 조영식 학원장님과 충청대학의 정종택 학장님을 비롯한 내빈 여러분들. 21세기를 향해 ‘뉴 르네상스’로 빛나는 귀 제주대학으로부터 지금 최고로 영예로운 ‘명예문학박사학위’를 수여 받았습니다.
저는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사와 막중한 책임감으로 삼가 받았습니다. 저는 제주도의 바다와 같이 관대하신 여러분의 진심과 우정에 감싸여 마침내 꿈이 이루어져 ‘형인 귀 제주대학교’를 예방할 수 있었습니다.
유원(悠遠)한 한라산으로 둘러싸인 이 얼마나 훌륭한 교육의 이상향입니까. ‘영산홍(暎山紅)’이라 불리는 철쭉꽃들도 실로 아름답습니다. 또 귀교의 정문으로 이어지는 신록(新綠)의 벚나무 가로수는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일본 벚꽃의 뿌리는 제주에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제주도와 일본의 교류는 풍부하고도 깊습니다. 귀국으로부터 받은 문화의 대은혜를 일일이 들 수 없을 정도입니다.
생각하면 에도시대의 일본이 무단주의(無斷主義)에서 문치주의(文治主義)로 전환해 가는 계기에도 귀국 지성인(知性人)의 가르침이 있었습니다. 즉 저 무도(無道)하기 짝이 없는 ‘임진왜란’(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침략)으로 포로가 된 귀국의 대학자 강항(姜沆)과 대화를 통해 일본의 학자는 평화질서의 사상에 깊이 눈을 떴던 것입니다. 그것이 당시의 막부를 감화시키고, 또 귀국의 문화통신사를 초청하는 것으로도 연결되어 시대의 조류를 크게 바꾸어 갔던 것입니다.
그러나 근대 일본의 만행(蠻行)은 그러한 은의(恩誼)도 인연도 짓밟고 귀국의 사람들을 철저하게 괴롭혔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일본군은 이 곳 제주도에 약 7만 명의 대부대를 주둔시켰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사람들을 강제노동으로 내몰아 이 ‘삼려삼보(三麗三寶)의 섬’을 오키나와와 똑같이 일본의 방패로써 요새화시키고자 모의했던 것입니다. 일본은 귀국과 우정을 맺고 귀국을 존경하고 귀국의 마음을 배워 간다면 평화와 번영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귀국에 대해 오만해져 은혜를 모른다면 일본은 반드시 쇠퇴하고 멸망합니다.
이것이 만대(萬代)에 걸쳐 생명에 새겨야 하는 역사관이며 또 인간의 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은 일보도 물러서지 않고 ‘인간주의의 철학’과 ‘생명존엄의 가치관’을 청년의 혼(魂)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양국의 젊은 세대에게 흔들리지 않는 이해와 신뢰의 길을 열어가기 위해 성실한 왕래를 진지하게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여러분의 후의에 힘입어 귀 제주대학에서 ‘창가예술전’을 성대하게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각하께서 역사적인 일본방문에서 제창해 주신 한일간의 민간차원에서 새로운 문화교류의 개막을 성대하게 장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 올해 8월에는 저희 소카대학교의 학생이 귀 제주대학에서 한국어 연수를 받게 될 예정으로 있습니다. 더욱이 제주대의 ‘섬문화연구소’와 창대의 ‘비교문화연구소’의 학술교류도 금후 크게 기대되고 있는 바입니다. 또한 감사하게도 제주도 출신으로 일본에서 활약하고 계시는 저의 많은 훌륭한 우인과 지인(知人)들도 양(兩)대학의 우호를 진심으로 기뻐하며 따뜻하게 지켜보아 주시고 있습니다.
오늘은 영광스럽게도 오사카 본부의 홍 단장님을 비롯하여 민단의 선생님들이 참석해 주시고 있어 감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창가교육’의 창시자이며 일본의 국가주의와 싸우다가 옥사한 마키구치 쓰네사부로 초대 회장은 독창적인 지리학자(地理學者)로서 ‘섬’에 커다란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온갖 어려움을 타고 넘은 섬이 얼마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해 가는가. 그리고 대양(大洋)을 향해 ‘열린 마음’을 가진 섬의 사람들이 세계로 얼마나 새로운 문명의 빛을 발휘해 가는가. 그 무한한 가능성을 마키구치 회장은 역설해 마지않았던 것입니다.
제주도는 금세기 역사의 시련을 엄연하게 끝까지 인내해 오셨습니다. 다가오는 신세기는 이 동양의 보배의 섬이 어느 지역보다도 ‘희망’과 ‘행복’과 ‘영광’으로 빛을 발해 가는 세기입니다. 제주도는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더욱더 동경하는 낙원으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혜택받고 있습니다. 또한 귀국과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동북아시아의 요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 천혜(天惠)를 지키고 살리면서 조 총장님의 걸출한 리더십 아래 ‘21세기의 평화의 대거점(大據點)’을 구축해 오신 위대한 추진력이야말로 귀 제주대학입니다. 오늘부터 저도 그 명예로운 일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격조 높은 교가에 있듯이, ‘진리의 탐구자’로서 ‘문명의 선구자’로서 나아가 ‘역사의 건설자’ 그리고 ‘민중의 지휘자’로서 저도 지성을 다하여 행동하고 공헌해 갈 것을 여기서 약속드리고자 합니다.
인간교육은 ‘생명’이라는 무상(無上)의 보배를 자타 공히 한없이 가치창조해 가는 ‘최고의 예술’이며 ‘영원한 성업(聖業)’입니다. 저는 귀 제주대학을 비롯하여 귀국의 선생님들과 함께 더 한층 힘을 합하여 ‘인간과 인간의 연대의 시(詩)’를, 그리고 ‘민중과 민중의 결합의 드라마’를 더욱더 창조하며 후세에 남겨 갈 것을 염원해 마지않습니다.
끝으로 이렇게도 존귀한 마음이 빛나는 식전(式典)을 준비해 주시고, 또 다망한 가운데 참석해 주시고 축복해 주신 여러분들에게 저는 최고로 경례(敬禮)를 올리면서 깊은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참석해 주신 모든 선생님들이 더한층 건승(健勝)하실 것을 기원해 드리면서 경애하는 귀 제주대학의 젊은 영지(英智)의 인재군이 신세기의 무대에서 당당하게 대활약해 가시는 훌륭한 모습을 가슴속으로 그리면서 저의 답사(答謝)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한국어로)